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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여진 일정대로 살아가는 걸 즐기는 나같은 극소심 A형들에겐 뭐든 계획에 없던 일이 생기는 것은 꽤나 짜증스러운 일이다. ![]() 그러고 보면 무슨 일이든 '중간'에 서게 되면 여러모로 이로운 점이 많다. 매도 처음에 맞는 것이 낫다지만 그건 틀림 없이 맞아 보지 않은 사람의 말이다. 요새도 이런 '줄빠따'를 치는 곳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한참 독毒이 오른 사람이 휘두르는 몽둥이의 '첫 빠따'는 늘 전체 몽둥이질의 상위 10% 안에 드는 것이다. 그러다 중간쯤 점차 힘이 빠졌다가 마지막에 가서는 마치 '유종의 미'라도 거두려는 것인지 다시 힘을 더하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왠만하면 중간에 맞는게 낫다.ㅋ 또한 처음이나 맨 마지막 사람에게 주는 필요 이상의 '주의 집중'을 받을 필요도 없다. 우리가 뭐 권투 오픈 경기 선수도 아니고 무대를 마무리할 조용필도 아니니 말이다. 게다가 중간이라면 뭔가를 처음하는 사람에게 공통적으로 요구되는 '프론티어 정신'도, 맨 뒷사람에게 의례히 붙는 '낙오자'의 이미지도 없다. 어찌보면 앞선 사람을 칭찬해 주고 뒷사람을 격려해 줄 수 있는 가장 '인간적'인 위치이기도 하다. 최하층 빈민에게 주는 '생활 구호'의 헤택은 없겠지만 최상위 고소득자에게 부과되는 각종 '누진세'도 없는, '중산층'이라는 아름다운 이름은 늘 중간에 있기 때문에 누리는 것이다. 사실, 아둥바둥 맨 앞에 서려는 욕심만 조금 버리면 많이 홀가분하게 살 수도 있을텐데 그게 잘 안 된다. 지금은 중간에 있지만 점점 더 뒤로 처질 것 같은 '불안감' 때문일까? 아님 맨 앞 사람의 뒤통수를 보고 느끼는 '열등감' 때문일까? '모난 돌이 정 맞는다'는 평범한 진리 앞에 오늘도 '중간만 가라'는 자조적 기원을 한다. - 역시 난 B급 인생이 어울린다. ![]() 이 저작물은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코리아 저작자표시-비영리-동일조건변경허락 2.0 대한민국 라이센스에 따라 이용하실 수 있으며, 덧글을 이용한 자유로운 의견 개진을 환영합니다.
10월부터는 돈을 벌러 회사에 다니는 건지 내러 다니는 건지 모를 정도로 엄청난^^ 경조사비가 집행되고 있다.
일전에 블로깅을 통해 수북히 쌓인 청첩장은 한 번 언급했으니 넘어간다 치자. 하지만 찬 바람이 나면서 부터 돌아가시는 분도 제법 생기고 부서에 생일자들도 몰려 있어서 계획에 없던 주머니 돈이 삼베 바지 방귀 빠지듯 사라지는 일이 잦다. 이해 득실을 따져가며 경조사를 챙겨가기엔 너무 야박하지만 워낙 많은 건 수라 솔직히 적당히 무시하는 것들도 제법 나온다. - 나 역시 주급 생활자라 할 수 없는 노릇이다.ㅠ 이 와중에 오늘 부터 회사에서 또 다른 모금 행사를 시작한다. ![]() 사랑의 자석 홀더와 희망 엽서를 구입하고, 회사 밴드 동호회의 자선 공연 티킷을 구입해 주는 것으로 2만원이 나갔다. 주 중에 또 한 번 부족한 용돈 때문에 추가 경정예산을 신청해야 하겠지만, 이런 도움을 받는 사람이 내가 아니라는 '감사의 댓가'로는 너무나 값싼 것이다. 여기 저기 아주 조금씩의 도움을 주려고 노력은 하지만 내가 벌고 누리는 것에 비하면 늘 부족한 것이 사실이니깐. 몇 군데 경조사비 보다는 이런 일에 나가는 돈은 그리 아깝지 않다. ![]() 이 저작물은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코리아 저작자표시-비영리-동일조건변경허락 2.0 대한민국 라이센스에 따라 이용하실 수 있으며, 덧글을 이용한 자유로운 의견 개진을 환영합니다.
날이 점점 서늘해지다 보니 듣는 음악도 심각한 클래식의 본류 보다는 듣기 말랑한 곁다리를 기웃거리게 된다.
가을엔 역시 진공관의 따뜻한 열기와 함께 BGM처럼 흐르는 '빈티지'스런 음악들이 제 격이다. 오로지 편안한 리스닝의 측면에서 일찌기 상이란 상은 다 받으면서 바이올린의 천재 소년으로 등장한 '조슈아-남자 이름 치곤 참 이쁘다- 벨'의 최근 앨범 '조슈아 벨과 친구들'을 추천하다. ![]() 정통 클래식 연주자이면서도 다양한 쟝르와의 호흡을 나누는데 주저하지 않고, 오히려 더 적극적으로 자신의 음악적 감수성의 표현 양식으로 삼고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탱고에 일가견이 있는 지휘자이자 피아니스트인 '바렌보임'도 비슷한 이미지. ![]() 앨범명부터가 'Joshua Bell at home with friends'이니 연주한 사람부터 어깨에 힘 빼고 만든 것임을 쉽게 알 수 있다. 스팅, 죠시 그로반 등 이름만 들으면 알만한 친근한 연주자들이 피쳐링으로 참여하고 있다. 사실 조슈아의 바이올린이 곡 마다 빠지지 않았다 뿐이지 그의 솔로 파트 보다는 오히려 게스트로 참여한 친구들의 연주와 노래가 '주'가 되는 경우도 많다. 그저 자기 집에 친구들을 초대해 바이올린으로 반주해 주면 거기 맞추어 노래로 혹은 연주로 함께 만들어 간 소박한 공연이 16곡으로 나뉘어 들어 있을 뿐이다. 이 가을. 일부러 심각할 필요가 없다면 편안한 바이올린 선율을 즐겨보는 것도 어떨지? ![]() 이 저작물은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코리아 저작자표시-비영리-동일조건변경허락 2.0 대한민국 라이센스에 따라 이용하실 수 있으며, 덧글을 이용한 자유로운 의견 개진을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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