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ad Bike Life 카테고리를 시작하며 - 그간의 이야기들 (1) ㆍRoad Bike Life

이전까지 이 블로그 카테고리의 이름은 '갈BC의 몸짱 프로젝트'였다.  

2007년도에 시작한 카테고리이니 무려 10년이나 된 블로그 카테고리의 이름을 바꾼 것이다.  그럼 왜 굳이 이제 와서 그것도 쌩뚱맞은 제목으로 카테고리를 변경했을까? 지난 6개월간의 소회를 정리한다.

뭐 애초부터 갈비씨는 아니었으므로 적절한 카테고리 작명은 아니었다.  게다가 10년을 - 물론 중간 중간 쉬어가며 보냈지만- 헬스클럽과 꾸준하게 시간을 보냈으나 맨손체조를 넘지 못하는 운동부하로는 '몸짱'은 애시당초 글러먹은 목표였다.  차라리 다이어트나 체중유지 뭐 이 정도면 좋았을듯.

하지만 지난 10년간 혼자서 헬스클럽을 (드문드문) 다녔다는 것은 사실 쉬운 일이 아니었다. 매일은 아니지만 피곤한 저녁시간에 재미도 없는 쇳덩이들과 한 두시간을 보내는 일을 그간 해올 수 있었던 것도 사실 대단한 일이라 자부한다.  중간에 어깨 부상도 있었고 추위를 핑게로 겨울엔 농땡이도 쳤지만 수도승 같이 보낸 시간들이다.

그러던 작년(2016년) 여름 무렵쯤. 
체중은 다시 73킬로 근처로 불기 시작했을 그 즈음, 자전거가 눈에 들어왔다. - 빈폴 광고 멘트 같지만 실제 그랬다.

교회 사람들과 떠났던 야유회에서 딸아이를 매달고 한시간 남짓 내달렸던 남한강변. 그 시원한 바람도 좋았지만 자전거 전용도로 위로 일렬로 줄지어 달리는 이제껏 보지 못했던 수많은 라이더들을 보면서 '아차!'싶은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이 시대에 이미 꽤나 크게 움직임이 있는 자전거라는 트렌드를 모르고 살았던 것이다.

따지고보면 초등학교 때부터 타오던 자전거니 이미 30년 이상을 주행한 경력이 있고^^ 따로 배우고 할 것도 없이 바로 접근 가능한 진입장벽이 낮은 유일한 스포츠이기도 하니 -큰 착각이었음 - 마음 먹기 따라서는 바로 당장이라도 시작할 수 있었고 반대로 조금만 더 나이가 들어 다리에 힘이 없어지면 이제는 영영히 다시 시작할 수 없는 운동이기도 했다.

또한 자전거가 무릎이 안 좋은 사람들의 인대를 강화시키는 재활 운동으로도 추천이 되고 있는터라 유산소 운동으로서의 다이어트를 위해서도 조금만 체중이 늘어도 부하가 생기는 무릎을 위해서도 좋은 선택이 될 것 같았다. 성격상 어디 동호회 가입보다는 여전히 혼자하는 라이딩이 되겠지만 무엇보다 웨이트 트레이닝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실제 주행이라는 '재미'도 무시못할 요인.

실제 결행은 추석 무렵에 이루어졌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자전거로 시작해야할지 몰랐다. 동네에 언덕도 많고 -그 때는 로드(싸이클)는 언덕을 못 오를 것이라는 착각에 빠져있었다 - 이제 나이도 있으니 MTB가 적절할 것 같다는 자전거 커뮤니티의 조언에 따라 크게 고민 없이 독일 CUBE의 MTB인 ACID 모델을 선택했다.


12킬로 정도의 하드테일 모델로 단단한 기본기와 깔끔한 컬러링이 마음에 들었던 녀석. 자전거라도 독일차를 타 보자는 허세심리가 있었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뭔가 궁합이 안 맞을려고 했는지 몇 번의 주행만에 앞 타이어가 길게 찢어지는 일이 발생해 MTB 로드용으로 타이어를 교체했다. 덕분에 자전거 입문 얼마만에 타이어 교체와 튜브 교체 방법을 습득하게 되기도 했다. 

훨씬 가벼워진 타이어 덕에 조향감과 구름성이 좋아진다.  혹시 MTB지만 나처럼 (자전거) 도로를 주로 타는 사람은 타이어를 로드용으로 교체하기를 강추한다. 실제 평속도 조금 늘었다.

하지만 문제는 이제부터 시작.

로드용 타이어로 조금 개선되었다고는하나 MTB는 MTB다. 빠르게 달리는데는 로드를 따라 잡을 수가 없다. 같은 실력이면 적어도 시속 10킬로 이상은 로드 쪽이 앞선다. 애초부터 용도가 다르니 뭐라할 것이 아닌데 앞서 말한 것처럼 산에 오를 일이 없고 오로지 한강변을 시원하게 달리고 싶었던 나같은 사람에게는 MTB는 잘못된 선택이었다. - 물론 여러 장점이 있다. 안락한 승차감, 안정적인 조향과 펑크 걱정이 덜한 노면 적응성 등등...... 나에게 맞지 않았을뿐.

아무리 캐이던스를 올려봐야 딸아이만한 젊은 아가씨들이 "지나갑니다~"하고 추월하는 것을 멍하니 당해야(?) 한다. 그들의 로드 자전거는 물론이고 체중이 가볍다보니 여성이라도 속도에서 우습게 볼 상대들이 아니다. 

그런 일을 몇 번 당하고 나니 그러려니 하면서도 평속을 조금이라도 올려 보려는 욕심이 앞선다 
우선은 클릿패달과 전용슈즈를 장착해봤다. 소소한 클빠링이 한 번 있었지만 제법 쉽게 클릿에 적응하고 나니 평속이 추가로 3킬로 정도는 오른 것 같긴한데 이게 클릿 때문인지 자전거가 몸에 익어가는 것인지는 알 길이 없다. 하지만 그래봐야 최고시속 30킬로를 넘지못하는 비루한 엔진과 무겁기만한 차제...ㅠ

더 늦기 전에 로드 한 대를 더 들이기로 했다.
처음엔 MTB를 병행할 생각이었는데 복장이며 용품이며 죄다 가는 길이 다르다 보니 이중지출이 뻔해져서 결국 나중엔 MTB를 정리하기에 이른다...ㅠ 

자금여력이 없으니 이번엔 중고다. 캐논데일 14년형(제작은 13년) 슈퍼식스 에보 모델. 내가 세번째쯤 주인이되는 녀석이다. 


애초에는 구동계가 슬램레드가 채용된 특이 모델이었는데 첫 주인이 시마노 울테그라로 모조리 교체한 녀석이라 족보가 좀 꼬인 상황이다.  코스믹 알루 휠셋은 순정그대로인데 이미 연식이 있어서인지 중고티가 역력하고 타이어는 닳아서 트레드가 전혀 안 보인다. - 이게 나중에 큰 사단의 원인이 되었는지도...ㅠ

싯포스트의 안장레일을 고정하는 마운트는 제 짝이 아니고 스탬과 핸들바는 여러번의 분해 결합을 의미하는듯 나사들이 너덜하고 안장은 쌩뚱맞은 스페셜라이즈드의 여성용 루비 안장이 체결되어 있는 등 죄다 짜깁기가 되어있는 상태였다. 

하지만 무엇보다 프레임이 깨끗했고 구동계를 울테그라 6800으로 바꾼지 얼마 안 된 새것 같은 상태라 마음에 들었으며 검빨의 컬러가 충분히 매력적이었다. 게다가 카본 아닌가!^^

이렇게해서 드레곤볼(?) 스타일의 캐논데일 슈퍼식스에보가 들어온 이후, 정말 거짓말 같이 MTB는 단 한 번도 탈 일이 없었다.

딱딱한 승차감과 불안 불안한 조향감과 미끄러질것 같은 브레이크와 타이어... 어찌보면 결함 투성이인 로드 자전거가 내 용도에 딱 맞았다는 말이다. 게다가 MTB와는 달리 간지나는 져지와 헬멧은 덤!^^

그렇게해서 날이 추워지기까지 제법 열심히 탔다. 
퇴근해서 저녁먹고 한두시간 타고 돌아오는 일을 주에 두세번은 했고 주말에는 조금 더 긴 거리를 달렸다. 식사량 조절을 병행하니 체중도 눈에 보일 만큼 떨어지기 시작한다. 73킬로 즈음에 시작한 몸무게가 연말이 다가오자 68킬로까지 빠졌다.  뱃살이 없어지고 바지들의 허리가 죄다 맞지 않게 되자 아내는 무슨 고무줄 체중이냐며 뭐라하지만 싫지 않은 눈치다. 

여기까지가 딱 좋았던 아름다웠던 그리고 카테고리를 바꾸기까지 하게한  16년 하반기의 라이딩 후기이다.

하지만 늘 그렇듯, 비극적인 그리고 없었으면 좋았을 사고가 예고 없이 찾아왔으니 말이다.ㅠ

(다음편에 계속)


덧글

댓글 입력 영역